잇몸뼈 서서히 녹이는 치주염…염증 미리 잡아야 치아 지킨다

입력 2022-12-14 17:30   수정 2022-12-14 17:31


풍치로 더 잘 알려진 치주병은 입 안에 생기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이 고약한 이유는 딱히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는 데 있다. 치주염은 잇몸뼈를 녹이며 천천히 진행된다. 증상이 느껴지기 시작했을 땐 치아를 뽑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구나 여러 치아로 동시에 옮기며 진행하기 때문에 갑자기 여러 치아를 뽑는 일을 겪게 된다. 그래서 꾸준한 관리 및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이미 진행됐다면 복구 불가
원인은 세균이다. 구강 내엔 늘 세균이 있다. 세균을 적절히 제거하지 못하면 치석이 치아 표면에 생긴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셈이다.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치석 제거마저 게을리 한다면 치석이 점점 치아 뿌리 방향으로 누적돼 침착된다. 결국 세균이 치조골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이가 흔들리고 빠지게 된다.

충치가 있으면 이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충치가 생기면 치과 치료를 받는 걸 당연시 여긴다. 하지만 풍치는 대부분 환자들이 겪어보지 못했을뿐 아니라 증상마저 없어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40대 이상 발치의 가장 큰 원인은 치주염이다.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치주염은 적절히 치료해도 원상태 수준으로 치조골이 재생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염증이 심하게 진행해 증상이 생기기 전에 미리 잇몸치료를 받아 중증 치주염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치주낭 속 노폐물·치석 제거
치주염 치료는 치아 표면을 반복적으로 청소하는 것이다. 잇몸 질환이 생기면 잇몸 속으로 깊게 형성된 주머니, 즉 치주낭이 생기는데, 스스로 청소하긴 어렵다. 전문 기구로 닦아내야 한다. 치과에서 치주낭 속 노폐물과 잔존 치석을 충분히 제거하면 잇몸이 단단해져 치주낭 깊이가 줄고 치주염 진행도 예방된다.

그 과정에서 부어있던 잇몸이 수축되고 붓기가 빠지면서 잇몸이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치아 사이를 채우고 있던 잇몸이 퇴축되는 일도 생기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잇몸 위로 보이는 부분과 잇몸 속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적절한 마취를 통해 전악을 청소하려면 적게는 2회, 최대 6회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통해 염증 수치가 충분하게 낮아졌다면 다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정도만 하는 유지관리 치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평소에 스스로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기 내원 간격은 달라진다. 1년이 지나도 입안에 치석이 없도록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면 1년에 1번 꼴로 내원해 치석제거를 받으면 된다.
○백혈병·고혈압 등 치료 달라
질환 유무에 따라 치료 계획은 달라진다. 입안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급성 백혈병은 잇몸이 비정상적으로 붓고 안 좋아지는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고혈압 약 중에서는 부작용으로 잇몸비대를 야기할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투약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이나 심장 수술을 했다면 간단한 잇몸치료라도 예방적 항생제를 먹고 진료해야 한다.

발치를 미리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골다공증 약을 오래 복용했을 때는 발치시 심각한 골수염이 생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 전에 미리 예후가 안 좋은 치아를 발치해야 할 수 있다. 후두나 구강내 영역에 암치료를 위해 방사선 조사를 받아야 할 경우도 미리 발치하는 게 좋다.

손동국 똑똑플란트치과의원 원장(치주과 전문의)은 “그동안 수만건의 임플란트 시술을 집도하면서도, 치아를 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많은 치과가 이런 부분을 간과해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치주염 치료는 이환율 높은 질환으로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다. 잇몸치료 효과가 입증돼 있고 혜택을 받을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손 원장은 “충치로 인한 발치가 불가피하더라도 치주염으로 인해 이가 많이 뽑히는 일은 최대한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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